1 Scene(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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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말 대신 시로 기록된 하루들. <패터슨>
🎬 패터슨 (Paterson)- 말 대신 시로 기록된 하루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도시의 이름과 사람의 이름이 같은 영화.《패터슨》은 말이 적은 남자와, 그가 매일 쓰는 시로 가득 찬 일주일을 보여준다.아침엔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길로 출근하고, 같은 노선을 운전한다.점심엔 늘 같은 도시락을 먹고, 퇴근 후엔 강아지 산책을 하며 바에 들른다.누군가는 지루하다고 말할지 모를 일상.하지만 패터슨의 하루는 조용히 반짝이는 시로 채워져 있다.그 시는 어쩌면 삶을 견디는 방식이자,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패터슨은 말을 아낀다.버스 운전 중에도, 로라와 대화할 때도, 대부분 듣고 있는 쪽에 가깝다...
2025.04.23 -
58.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소공녀>
🎬 소공녀-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사람들은 종종 말한다."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지.""이젠 좀 현실적으로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어?"하지만 미소는 조용히 그 말들에 등을 돌린다.가사도우미로 일하며 번 돈으로 위스키를 사고, 담배를 사고,그리고 자신만의 고요한 시간을 산다.그녀가 사는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한 집, 한 집 친구들을 전전하며 쉴 곳조차 사라져간다.하지만 미소는 말한다.“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그 말은 이기적인 게 아니었다.그건 미소가 '자기 자신'으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존엄이었고,작지만 단단한 선언이었다...
2025.04.22 -
57. 근데... 난 걔랑 계속 놀고 싶은데? <우리들>
🎬 우리들- 근데... 난 걔랑 계속 놀고 싶은데?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가장 밝고 가장 조용한 계절 속에서,선은 누군가와 가까워졌다가, 이내 멀어지는 아픔을 처음 겪는다.지우가 다가왔을 땐 세상이 바뀌는 것 같았다.함께 놀고, 함께 웃고, 서로의 집까지 오가던 날들.하지만 방학이 끝나고, 교실이 다시 나눔의 공간이 되었을 때둘의 거리는 다시 ‘무언가’에 의해 정해지기 시작한다.“쟤랑 친했었어?”라는 질문 하나에 지우는 선에게 등을 돌리고,선은 이해할 수 없는 슬픔 속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된다.《우리들》은 그 조용한 이별의 순간을, 소리내지 않고 천천히 따라간다.누구도 명확히 잘..
2025.04.22 -
56. 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사랑.<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는, 헤아릴 수 없는 사랑.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부모가 된다는 건, 피보다 진한 책임을 견뎌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아이를 낳았다는 사실만으로 부모가 되는 것은 아니다.진짜 부모란, 아이의 첫 울음을 듣고, 처음 넘어지는 모습을 지켜보고,잠든 얼굴을 밤새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함께 견디는 사람이다.《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그 질문 앞에 조용히 선다.‘만약 내가 키워온 아이가 내 친자가 아니라면?’ ‘그리고 이제서야 알게 된 진짜 내 아이가 있다면?’영화는 어느 한 쪽을 쉽게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천천히 보여준다.사랑이란 결국 피보다 시간이라는 것. ..
2025.04.22 -
55. 너무나 평범한 얼굴로 다가오는 것 <존 오브 인터레스트>
🎬 존 오브 인터레스트 (The Zone of Interest)- 악의 가장 끔찍한 모습은, 그것이 너무나 평범한 얼굴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악의 가장 끔찍한 모습은, 그것이 너무나 평범한 얼굴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어떤 잔혹한 장면 하나 없이도, 전쟁 영화 역사상 가장 무서운 긴장을 만들어낸다.이 영화는 아우슈비츠 인근에 살았던 SS 장교 루돌프 회스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간다.그들은 정원을 가꾸고, 생일 파티를 준비하며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살아간다.그러나 그들의 평범한 담장 너머에서는 매일 수천 명이 죽어가..
2025.04.20 -
54. 전쟁엔 아무도 승자가 없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 아메리칸 스나이퍼 (American Sniper)- 전쟁엔, 아무도 승자가 없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그는 총을 들었지만, 가장 먼저 무너지고 있었던 건 그의 마음이었다.”《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전쟁을 찬양하지 않는다.이 영화는 오히려 전쟁 속에서 무너지는 인간의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크리스 카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 소속이었던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적을 저격한 저격수’로 기록되었다.하지만 이 영화가 그려내는 크리스 카일은 숫자나 명예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한 사람이다.그는 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겨눴고, 그 ..
2025.04.20 -
53. 침묵 속에서 더 커지는 감정의 파동 <캐롤>
🎬 캐롤 (Carol)- 침묵 속에서 더 커지는 감정의 파동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어떤 말도 할 수 없을 때, 마음은 더 크게 흔들린다.《캐롤》은 그런 영화였다.침묵이 많고, 말은 적지만 감정은 어떤 대사보다 진하게 흘러나오는 이야기.자꾸 마주치는 시선.그리고 피하지 않는 눈빛.서로 너무 잘 알겠는데도 확신은 점점 멀어지고, 마음만 커져간다.사랑이란 뭘까.확신이 있을 때 사랑일까, 아니면 확신이 없어도 멈출 수 없을 때 사랑일까.테레즈와 캐롤은 서로에게 천천히 스며들었다.어쩌면 사랑은 그렇게, ‘정말 괜찮은 사람 같아’라는 작은 감정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그 누구도 쉽게 사랑을 말할 수 없었던 시대,그럼에도 그..
202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