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썬더볼츠 (Thunderbolts)
-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보다, 함께 있을 때 더 선명해진다.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이름을 갖고 빛나는 자리에 있었고, 누군가는 늘 그늘 속에서 조용히 존재해왔다.
<썬더볼츠*>는 그 후자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에서 환영받지 못했고, 스스로조차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구원도 정의도 아닌, 살아남기 위해. 버려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를 봤다.
가족과 친구들, 익숙한 존재들과 점점 멀어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문제들은 나를 조용히 짓눌렀다.
말을 꺼내기엔 너무 복잡하고, 침묵하기엔 마음이 너무 시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그냥, 그 모든 걸 꾹 삼키고 하루를 넘기는 사람이 되었다.
<썬더볼츠*>를 보면서 이상하게도 위로를 받았다.
이들도 처음엔 서로를 경계했다. 함께 있으면서도 외롭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도 믿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대끼고, 싸우고, 상처 입고, 결국엔 서로를 알아본다.
그 과정이 너무 인간적이라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젖어들었다.
공허함이라는 감정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내 곁에 있었던 것 같다.
혼자 있는 게 익숙하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그저 감정을 꺼낼 사람이 없었던 것뿐이다.
그 공허함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가족들과의 따뜻했던 식사, 친구들과 웃었던 밤, 괜히 투덜거리며도 서로를 챙겨주던 순간들.
지금은 그 시간들로부터 멀리 와버린 느낌이지만, 그 기억들이 여전히 나를 살아가게 만든다.
추억은 지나간 것이 아니라, 무너질 때 나를 다시 일으켜주는 어떤 힘이니까.
<썬더볼츠*>는 말없이 나를 감싸 안아줬다.
화려한 액션이나 완벽한 해결 대신, 그저 '함께 있음'의 의미를,
누군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버틸 수 있다는 걸 조용히, 그리고 깊게 알려줬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기억을 등에 지고, 조용히 하루를 살아낸다.
···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영화 《썬더볼츠》 공식 스틸 /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배급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