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진심은 언젠가 문을 연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마카담 스토리>

2025. 5. 4. 01:011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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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카담 스토리 (Macadam Stories)

- 진심은 언젠가 문을 연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

세 개의 만남이 있다.
엘리베이터 설치를 반대한 남자와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
혼자 사는 듯한 소년과 옆집에 잠시 머무는 유명 여배우,
그리고 불시착한 우주비행사와 아들을 감옥에 둔 어머니.
이들은 모두 혼자였다. 그리고 천천히, 누군가와 연결된다.

영화 《고스트 스토리》가 장소에 남은 외로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
《마카담 스토리》는 외로운 이들이 서로를 만나 마음을 채워가는 이야기다.
두 영화 모두 화면의 비율을 작게 설정하고 인물에게 시선을 고정시킨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은 그 사람 자체에 집중하게 만든다.
외로움을 다루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 외로움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한다는 점은 닮아 있다.

엘리베이터를 반대하던 남자는 다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게 되고, 결국 몰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된다.
그렇게 그는 밤늦은 병원 자판기 앞에서 절규한다.
그 순간, 간호사와 만난다.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사진작가라고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부르고, 결국 그는 그녀에게 진심을 말한다.
“당신이 아름다워서 찍고 싶었다.” 그 말에 그녀는 웃는다.
그건 아마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소년은 엄마랑 산다고 하지만 홀로 있는 시간이 많다.
옆집 여배우에게 점점 마음을 열고, 그녀도 그에게 자신의 영화를 보여준다.
투명한 창문과 열려 있는 방문처럼, 둘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조금씩 내보인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들은 서로를 가족처럼 바라본다.
아들을 그리워하는 눈빛, 엄마를 기다리는 눈빛이 서로를 감싼다.

우주비행사는 프랑스의 아파트에 불시착하고, 영어를 못하는 여인의 집에 머문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음식과 미소, 몸짓과 손길이 그들을 잇는다.
진심은 언어보다 선명하다.
그는 다시 떠나야 하는 순간, 그녀에게 뱃지를 건넨다.
감정은 언뜻 분명하지 않지만, 둘 사이에 남은 건 분명하다.

세 이야기의 배경엔 언제나 이상한 소리가 반복된다.
쇠가 끌리는 듯한, 아이의 울음 같은 소리.
모두가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아무도 직접 보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대부분 간접적으로만 느끼고 산다.
그저 들여다보지 않고 짐작만 한다.
그래서 더더욱, 누군가에게 다가가려면 ‘진심’이 필요하다.
진심은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비록 아주 천천히,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영화 《마카담 스토리》 공식 스틸 /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배급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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