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 lo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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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무너진 세계에서 더 선명해지는 사랑 <더 라스트 오브 어스>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무너진 세계에서 더 선명해지는 사랑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요즘의 내 일상은 무너져가는 세계와 닮았다.아빠는 다치고, 둘째는 수술을 받았다.엄마는 조용히 늙어가고, 막내는 아직 세상의 문턱 앞에 있다.나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감정을 삼키며 버티고 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무너진 틈 사이에서 사랑이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감정을 똑바로 들여다보지 않아도, 그 감정이 나를 먼저 붙든다.《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세계처럼.잿빛 세상 속에서, 사랑은 더 뚜렷하게 빛난다.1화에서 조엘이 딸 사라를 잃는 장면.세상이 무너진 순간, 그는 단 한 사람을 잃은 아버지로 무너졌다.총알보다 아픈 건, 그 ..
2025.05.16 -
63. 시간을 거슬러도, 선택의 책임은 앞으로 나아간다. <테넷>
🎬 테넷 (Tenet)- 시간을 거슬러도, 선택의 책임은 앞으로 나아간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바꾸고 싶을까.그리고 그 바뀐 순간은 정말 지금보다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테넷》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영화다.놀란 감독 특유의 복잡한 시간 구조 안에서, 주인공은 인버전을 통해 과거로 거슬러가고,그 과정에서 더 깊은 진실과 선택의 무게를 마주하게 된다.영화의 핵심은 ‘인버전(Inversion)’, 즉 사물이나 사람의 엔트로피를 역전시켜 시간의 흐름을 반대로 만드는 개념이다.탄환이 방아쇠로 ‘들어가는’ 장면, 뒤로 달리는 자동차 추격전, 그리고 무엇보다 시..
2025.05.01 -
55. 너무나 평범한 얼굴로 다가오는 것 <존 오브 인터레스트>
🎬 존 오브 인터레스트 (The Zone of Interest)- 악의 가장 끔찍한 모습은, 그것이 너무나 평범한 얼굴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악의 가장 끔찍한 모습은, 그것이 너무나 평범한 얼굴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어떤 잔혹한 장면 하나 없이도, 전쟁 영화 역사상 가장 무서운 긴장을 만들어낸다.이 영화는 아우슈비츠 인근에 살았던 SS 장교 루돌프 회스와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따라간다.그들은 정원을 가꾸고, 생일 파티를 준비하며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삶을 살아간다.그러나 그들의 평범한 담장 너머에서는 매일 수천 명이 죽어가..
2025.04.20 -
54. 전쟁엔 아무도 승자가 없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 아메리칸 스나이퍼 (American Sniper)- 전쟁엔, 아무도 승자가 없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그는 총을 들었지만, 가장 먼저 무너지고 있었던 건 그의 마음이었다.”《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전쟁을 찬양하지 않는다.이 영화는 오히려 전쟁 속에서 무너지는 인간의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크리스 카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 소속이었던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적을 저격한 저격수’로 기록되었다.하지만 이 영화가 그려내는 크리스 카일은 숫자나 명예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한 사람이다.그는 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겨눴고, 그 ..
2025.04.20 -
53. 침묵 속에서 더 커지는 감정의 파동 <캐롤>
🎬 캐롤 (Carol)- 침묵 속에서 더 커지는 감정의 파동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어떤 말도 할 수 없을 때, 마음은 더 크게 흔들린다.《캐롤》은 그런 영화였다.침묵이 많고, 말은 적지만 감정은 어떤 대사보다 진하게 흘러나오는 이야기.자꾸 마주치는 시선.그리고 피하지 않는 눈빛.서로 너무 잘 알겠는데도 확신은 점점 멀어지고, 마음만 커져간다.사랑이란 뭘까.확신이 있을 때 사랑일까, 아니면 확신이 없어도 멈출 수 없을 때 사랑일까.테레즈와 캐롤은 서로에게 천천히 스며들었다.어쩌면 사랑은 그렇게, ‘정말 괜찮은 사람 같아’라는 작은 감정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그 누구도 쉽게 사랑을 말할 수 없었던 시대,그럼에도 그..
2025.04.20 -
52. 누구나 '자기만의 요리'를 할 수 있어. <라따뚜이>
🎬 라따뚜이 (Ratatouille)- 누구나 ‘자기만의 요리’를 할 수 있어.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하지만 위대함은 누구에게나 오지 않는다.그럼에도 우리는, 위대한 것이 평범한 곳에서도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나도 꿈이 있다. 그 꿈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하지만 글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나는, 무엇이 두려워서 그럴까.마음속 어디에선가 “넌 안 될 거야”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다.요리할 때 간이 싱거우면 소금을 더 넣고, 짜면 물을 더 넣어서 맞춰가면 되는 건데,왜 나는 글을 쓸 때, 삶을 살아갈 때조차도처음부터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할까?마..
2025.04.20 -
51.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되는 순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있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때로는… 카메라를 들지 않고 그냥 보는 거야.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내 마음속에 간직하는 거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中삶을 살아간다는 건 참 멋진 일이지만, 동시에 참 벅찬 일이기도 하다.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낸다.선물처럼 주어진 삶을 멋지게 살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때때로 우리를 더 조급하게 만들고,숨을 고를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그래서 가끔은,그냥 가만히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달리지 않아도 괜찮고,기록하..
2025.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