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무너진 세계에서 더 선명해지는 사랑 <더 라스트 오브 어스>

2025. 5. 16. 23:391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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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라스트 오브 어스

- 무너진 세계에서 더 선명해지는 사랑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

요즘의 내 일상은 무너져가는 세계와 닮았다.
아빠는 다치고, 둘째는 수술을 받았다.
엄마는 조용히 늙어가고, 막내는 아직 세상의 문턱 앞에 있다.
나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감정을 삼키며 버티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무너진 틈 사이에서 사랑이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감정을 똑바로 들여다보지 않아도, 그 감정이 나를 먼저 붙든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세계처럼.
잿빛 세상 속에서, 사랑은 더 뚜렷하게 빛난다.

1화에서 조엘이 딸 사라를 잃는 장면.
세상이 무너진 순간, 그는 단 한 사람을 잃은 아버지로 무너졌다.
총알보다 아픈 건, 그 사랑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You have no idea what loss is."

그의 이 말은, 모든 것을 잃고도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 이의 고백이다.
조엘은 엘리를 통해 다시 살아간다.
그리고 끝내, 세상을 속이더라도 그녀만은 지키기로 결심한다.

3화, 빌과 프랭크의 이야기는 말한다.
"내 인생이 끝나는 날, 나는 만족해. 사랑했으니까."
누군가를 지키고, 함께 늙어가며, 평범한 삶을 사는 게 이 폐허에서 가능한 기적임을 보여준다.

9화 마지막, 엘리는 조엘의 거짓말을 눈치챈듯한 눈으로 말한다.
"Okay." 그것은 이해도, 용서도 아닌 ‘그럼에도 너를 택하겠다’는 감정의 언어였다.
디스토피아 속에 피어난 가장 인간적인 순간.

사랑은,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게 한다.
그건 정의도 아니고, 생존도 아니고 오직 누군가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세상이 끝나도,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랑이 우리를 다시 사람답게 만든다.

···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공식 스틸 / 저작권은 HBO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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