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영화(14)
-
59. 말 대신 시로 기록된 하루들. <패터슨>
🎬 패터슨 (Paterson)- 말 대신 시로 기록된 하루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도시의 이름과 사람의 이름이 같은 영화.《패터슨》은 말이 적은 남자와, 그가 매일 쓰는 시로 가득 찬 일주일을 보여준다.아침엔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같은 길로 출근하고, 같은 노선을 운전한다.점심엔 늘 같은 도시락을 먹고, 퇴근 후엔 강아지 산책을 하며 바에 들른다.누군가는 지루하다고 말할지 모를 일상.하지만 패터슨의 하루는 조용히 반짝이는 시로 채워져 있다.그 시는 어쩌면 삶을 견디는 방식이자,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패터슨은 말을 아낀다.버스 운전 중에도, 로라와 대화할 때도, 대부분 듣고 있는 쪽에 가깝다...
2025.04.23 -
53. 침묵 속에서 더 커지는 감정의 파동 <캐롤>
🎬 캐롤 (Carol)- 침묵 속에서 더 커지는 감정의 파동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어떤 말도 할 수 없을 때, 마음은 더 크게 흔들린다.《캐롤》은 그런 영화였다.침묵이 많고, 말은 적지만 감정은 어떤 대사보다 진하게 흘러나오는 이야기.자꾸 마주치는 시선.그리고 피하지 않는 눈빛.서로 너무 잘 알겠는데도 확신은 점점 멀어지고, 마음만 커져간다.사랑이란 뭘까.확신이 있을 때 사랑일까, 아니면 확신이 없어도 멈출 수 없을 때 사랑일까.테레즈와 캐롤은 서로에게 천천히 스며들었다.어쩌면 사랑은 그렇게, ‘정말 괜찮은 사람 같아’라는 작은 감정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그 누구도 쉽게 사랑을 말할 수 없었던 시대,그럼에도 그..
2025.04.20 -
52. 누구나 '자기만의 요리'를 할 수 있어. <라따뚜이>
🎬 라따뚜이 (Ratatouille)- 누구나 ‘자기만의 요리’를 할 수 있어.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하지만 위대함은 누구에게나 오지 않는다.그럼에도 우리는, 위대한 것이 평범한 곳에서도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나도 꿈이 있다. 그 꿈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하지만 글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나는, 무엇이 두려워서 그럴까.마음속 어디에선가 “넌 안 될 거야”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다.요리할 때 간이 싱거우면 소금을 더 넣고, 짜면 물을 더 넣어서 맞춰가면 되는 건데,왜 나는 글을 쓸 때, 삶을 살아갈 때조차도처음부터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할까?마..
2025.04.20 -
51.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되는 순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있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때로는… 카메라를 들지 않고 그냥 보는 거야.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내 마음속에 간직하는 거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中삶을 살아간다는 건 참 멋진 일이지만, 동시에 참 벅찬 일이기도 하다.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낸다.선물처럼 주어진 삶을 멋지게 살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때때로 우리를 더 조급하게 만들고,숨을 고를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그래서 가끔은,그냥 가만히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달리지 않아도 괜찮고,기록하..
2025.04.20 -
50. 그 모든 하지 않은 선택들 <미스터 노바디>
🎬 미스터 노바디 (Mr. Nobody)- 내 삶은 수많은 ‘하지 않은 선택’으로 이루어졌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하지만 선택을 할 수 없었던 시기가 있다.너무 어려서, 너무 두려워서, 아니면 선택이 곧 상실을 의미했기에.영화 《미스터 노바디》에서 가장 잊히지 않는 장면은,어린 주인공이 기차역 플랫폼에서 부모 중 한 사람을 따라가야 하는 순간이었다.그 선택은 곧 다른 한 사람과의 이별을 뜻했고, 아이는 그 앞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 갈림길 앞에 선다.그때마다 한쪽을 택하고, 다른 모든 가능성을 내려놓는다.선택하지 않은 길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지만,아..
2025.04.19 -
44. 사랑을 완성하는 건, 결국 진심 <노팅 힐>
🎥 노팅 힐 (Notting Hill)- 사랑을 완성하는 건, 결국 진심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기억은 흐릿한데, 그 마지막 장면만은 선명했다.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단 한 사람을 향해 돌아왔고,그 진심은 모든 말을 대신했다.《노팅 힐》은 화려한 스타와 평범한 서점 주인 사이의 사랑 이야기다.하지만 이 영화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이유는,그들의 사랑이 특별해서가 아니라,사랑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결국 그 진심이 전해지는 방식 때문이다.세상은 말한다. 어울리지 않는 사랑이라고,너무 다르다고, 너무 멀다고.하지만 진심 앞에서는 그 모든 이유들이 점점 작아진다.그녀는 스타였다. 모든 시선이 향하는 사람.하지만 ..
2025.04.17 -
40. 모텔 옆 천국, 그 여름을 기억해. <플로리다 프로젝트>
🎬 플로리다 프로젝트-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아름답지 않을지 몰라. 그래도 괜찮아.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플로리다의 햇살은 한없이 눈부셨다. 하지만 아이들의 웃음 너머로, 세상의 차가운 경계선이 스치고 있었다.모텔에 사는 아이들이 방학을 보내는 방식은 다르다.디즈니랜드 바로 옆,그러나 결코 들어갈 수 없는 그 거리에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뛰놀고, 웃고, 장난치며 여름을 살아낸다.《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보여준다.그 시선은 때로 너무 밝고, 그래서 더 슬프다.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지금의 이 상황이 '가난'이고, '사회적 경계'라는 걸.그래서 더 자유롭고, 더 아름답고, 더 아프다.아..
2025.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