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영화(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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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모텔 옆 천국, 그 여름을 기억해. <플로리다 프로젝트>
🎬 플로리다 프로젝트-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아름답지 않을지 몰라. 그래도 괜찮아.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플로리다의 햇살은 한없이 눈부셨다. 하지만 아이들의 웃음 너머로, 세상의 차가운 경계선이 스치고 있었다.모텔에 사는 아이들이 방학을 보내는 방식은 다르다.디즈니랜드 바로 옆,그러나 결코 들어갈 수 없는 그 거리에서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뛰놀고, 웃고, 장난치며 여름을 살아낸다.《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세상을 보여준다.그 시선은 때로 너무 밝고, 그래서 더 슬프다.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지금의 이 상황이 '가난'이고, '사회적 경계'라는 걸.그래서 더 자유롭고, 더 아름답고, 더 아프다.아..
2025.04.17 -
28. 이해할 수 없기에 불안한 마음,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말하는 <버닝>
🎬 버닝 (Burning, 2018): 이해할 수 없기에 불안한 마음,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말하는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소설가가 되고 싶은 종수.하지만 그가 마주한 건 말로 옮길 수 없는 현실, 그리고 자신의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타인이었다.해미는 종수와 닮은 사람이었다.무언가를 꿈꾸지만, 발 붙일 자리가 없는 사람.그래서 둘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알아봤고, 그렇게 묘하게 가까워졌다.하지만 벤이라는 인물이 나타나고 나서부터, 모든 것이 흐릿해졌다.이해할 수 없는 존재 앞에서 종수는 점점 더 불안해지고, 해미의 실종은 더 큰 의심과 감정을 남겼다.이해할 수 없기에 불안한 마음, 설명하지 않음으로..
2025.04.13 -
27. 시간에 둥둥 떠다니는 마음들 <어바웃 타임>
🎬 어바웃 타임 (About Time): 시간에 둥둥 떠다니는 마음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시간에 둥둥 떠다니는 마음들이 있다.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마음들.붙잡고 싶지만 붙잡히지 않고, 바꾸고 싶지만 바꿀 수 없는.그래서 결국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어바웃 타임》은 시간을 되돌리는 영화 같지만,사실은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를 말하는 영화였다.기억에 오래 남는 장면은 따로 있었다.아버지와 아들이 조용히 탁구를 치는 장면, 산책하며 웃고 있는 모습,그들만의 비밀을 공유하고, 끝내 작별을 말하지 못한 채 마음을 털어놓던 순간들.그 장면들 속엔 말보다 더 많은 마음이 있었다.시간을 넘나들 수 있어도..
2025.04.13 -
26. 나는 단순하게 좋은 사람이고, 타인은 복잡하게 나쁜 사람일까? <괴물>
🎬 괴물 (Monster, 2023) : 나는 단순하게 좋은 사람이고, 타인은 복잡하게 나쁜 사람일까?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 영화 《괴물》을 보는 내내,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얼마나 쉽게 타인을 의심하는가. 하나의 사건을 두고, 엄마는 학교를 의심하고, 교사는 학생을 의심하며, 우리는 그들 모두를 바라보며 끊임없이 판단한다.누가 옳은지, 누가 나쁜 사람인지, 누가 '괴물'인지 쉽게 단정 지으려 한다. 하지만 영화는 말없이 그 질문을 반복한다."괴물은 누구인가?"그리고 끝내 답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관객 스스로 그 질문을 ..
2025.04.13 -
25. 그 모든 하루를, 스스로의 방식으로 살아낸다는 것. <퍼펙트 데이즈>
🎬 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그 모든 하루를 스스로의 방식으로 '살아낸다'는 것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그 모든 하루를스스로의 방식으로 살아낸다는 것.영화 는 묻지 않는다. 대신 보여준다. 한 사람의 조용한 하루들을.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눈 뜨고, 공중화장실을 청소하고, 점심을 먹고, 나무를 올려다본다.밤이 되면 책을 읽다 잠들고, 휴식시간엔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출퇴근 길에는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로 음악을 듣는다.쉬는 날에는 단골 집에서 맥주 한 잔을 하기도 하며 일상을 보낸다.누군가는 그것을 지루한 일상이라 부를지도 모르지만,그는 그 모든 하루를스스로의 방식으로 살아낸다.그렇게 말 없..
2025.04.13 -
14. 감정이란, 바로 그런 거야. 그 순간엔 모른 채 지나가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아프게 다가오는 것. <Aftersun>
🎬 – 영화가 끝난 후 영화가 시작된다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Aftersun》은 말이 없다.큰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그저 아빠와 딸이 함께 보내는 어느 여름휴가의 기억이잔잔하게 흐를 뿐이다.그런데 이상하다.영화가 끝났을 때,오히려 영화는 그제야 시작된다.감정은 이야기 중에 터지지 않는다.그저 누적된다.말하지 않는 침묵,애써 괜찮은 척하는 웃음,모래사장 위의 말 없는 뒷모습.이 모든 게 차곡차곡 쌓인다.그리고 마지막.마치 꿈처럼 이어지는 클럽 몽타주.빛과 그림자, 실제와 환상, 현실과 기억이 겹쳐지는 그 장면.그곳에서, 모든 감정이 터진다.그 장면에서 관객은비로소 ‘그 아버지’의 고통을 이해하고,‘그 딸’의 ..
2025.04.11 -
13. 삶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의 죄책감과 슬픔 <8월의 크리스마스>
🎬 – 사라지는 사람의 기록, 사진이라는 이름의 유서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그는 사진사다.골목 끝, 오래된 사진관을 지키고 있는 사람.흑백 배경의 증명사진, 가족사진, 돌잔치, 졸업식, 장례식.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떠난다.그는 그 순간을 남긴다.그러나 이제,그는 그 시간의 바깥에 서 있다.남의 인생을 담아주던 사람이자신의 인생을 어디에도 담지 못한 채 사라지려 한다.TV 리모컨을 들고 있는 아버지에게,그는 설명하다가 화를 낸다.작고 사소한 것에 예민해진다.그리고 방을 나간다.하지만 그 짧은 짜증 속엔삶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의 죄책감과 슬픔이 묻어 있었다.그는 안다.자신이 떠나면 이 공간은 멈춘다.아버지는 TV 전..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