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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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다시 살아내는 일에 관하여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 다시 살아내는 일에 관하여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경찰서에서 그는 말없이 총을 든다.무너지지도, 울지도 않는다.그저 총구를 자기 턱 밑에 겨누고, 조용히 방아쇠를 당기려 한다.삶이란 말은 그 순간,너무 과분해 보인다.《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죽음을 겪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죽음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만 하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자신의 실수로 아이들을 잃은 한 남자.그는 누구의 위로도, 자기 자신의 용서도 받아들이지 못한다.슬프지 않다.그보다 더 깊은 —무력함, 고립감, 그리고 죄책감의 침묵.말하지 않고, 울지도 않고,그저 하루하루를 마치 벌처럼 견뎌낸..
2025.04.11 -
9. 말보다 깊은 방식으로 사랑을 건넬 때 <아노라>
🎬 – 말보다 깊은 방식으로 사랑을 건넬 때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사랑한다는 말은 없었다.그저 눈빛, 숨소리, 그리고 몸짓만이 오갔다.마지막 장면에서 아노라는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에게어떻게든 그 마음을 전하려 한다.그녀는 말 대신 몸으로 사랑을 보여주려 한다.그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었다.그리고 어쩌면,그게 그녀가 알고 있는 가장 깊은 방식의 사랑이었다.그 장면을 보며우리는 너무 익숙한 질문 앞에 다시 서게 된다.“사랑이란 감정을,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는가?”누군가는 말로,누군가는 선물로,누군가는 한 발짝 물러나는 방식으로,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방식으로.그 장면은 단지 육체적..
2025.04.11 -
8. 한참이 지나서야 말이 되는 감정 <HER>
🎬 HER – 한참이 지나서야, 사랑은 말이 된다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편지를 쓰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그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대신해 글을 써주는 사람이었다.다정하고 섬세한 문장들.그러나 정작 자신의 감정은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사랑은 그렇게 시작된다.무엇인가 말로 표현될 수 있을 것 같지만,사실은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만 존재하는 상태.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더 오래, 더 조용히, 더 깊게 남아 있는 것.영화의 마지막 즈음,사만다는 떠났고, 연결은 끊겼다.그는 아무 말 없이 계단을 뛰어올라 옥상으로 내달린다.마치 누군가를 붙잡을 수 있을 것처럼.하지만 결국 아무도 없다.그 순간,우리 모두는 어떤 사랑을..
2025.04.11 -
7. 내가 선택해온 모든 일의 결과가, 지금의 나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어. 'Open Arms - SZA(feat. Travis Scott)'
Consequences, Repercussions, Karma장면이 끝나도,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Consequences, repercussions, karma keep on changin’ me.” – Travis Scott, Open Arms 우리는 우리 선택의 결과로 다시 빚어진다.Travis Scott은 이 한 줄을 통해 단순한 후회나 감정의 소회를 넘어, 삶에 대한 책임을 고백한다. 어떤 선택이든, 그 이후엔 반드시 파장이 있고, 그 파장은 결국 우리 자신을 바꿔놓는다.이건 숙명이 아니라 자각이다. 우리는 행동하고, 그 행동은 우리에게 돌아온다. 그 안에서 우리는 다시 배우고, 조금씩 변해간다.사람은 잘못..
2025.04.11 -
6. 우리가 찾는 바다는 어디에 있을까 <소울>
소울 – 우리가 찾는 바다는 어디에 있을까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There's a fish. He swims up to an older fish and says,‘I’m trying to find this thing they call the ocean.’‘The ocean?’ says the older fish,‘That’s what you’re in right now.’‘This?’ says the young fish,‘This is water. What I want is the ocean.’”“물고기 한 마리가 나이 든 물고기에게 말했어요.‘바다를 찾고 있어요.’늙은 물고기가 대답했죠.‘지금 있는 게 바로 바다야...
2025.04.11 -
5. 진짜 자아는 어디에서 완성되는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아이언 맨 & 캡틴 아메리카 – 진짜 자아는 어디에서 완성되는가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I am Iron Man.”“For once, I’m gonna do something for myself.” 두 명의 영웅이 마지막에 택한 서로 다른 길.하지만 그 선택은 모두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아이언맨, 토니 스타크.그는 처음엔 자기중심적인 천재였다. 그러나 우주의 끝에서, 그는 모든 걸 내려놓는다.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I am Iron Man.”그리고 그 말은 자기 자신을 완전히 타인에게 건네는 선언이었다.그는 자기 자신을 넘어, 세계를 위한 사람이 된다.그리고 스티브 로저스, 캡틴 아메리카.그는 언제나 남을 위..
2025.04.11 -
4. 오직 확신만 있고 의심이 없다면, 신비도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믿음도 필요하디 않을 것입니다 <콘클라베>
콘클라베 – 의심 없는 믿음은 믿음일 수 있을까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의심과 함께 걷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입니다. 확신만 있고 의심이 없다면, 신비도 없고, 따라서 신앙도 필요 없을 것입니다. 신께서 우리에게 의심하는 교황을 주시길 기도합시다.” 믿음이란 확신으로만 이루어진 걸까?아니면, 그 믿음은 의심과 함께 걸을 때 더 깊어지는 것일까. 영화 콘클라베는 신앙의 중심에서,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인 ‘의심’을 꺼낸다.교황을 선출하는 폐쇄된 공간 안, 인물들은 정치와 이상, 신념과 회의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 가운데, 로렌스 추기경은 말한다. “확신만 ..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