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1. 18:52ㆍ1 Scene

《로봇 드림》 – 잊지 않아, 그래서 괜찮아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로봇 드림》은 대사가 없다.
한 마디도 없다.
하지만 마음은 너무 많다.
말 대신 눈빛으로, 몸짓으로, 그리고 음악으로 모든 감정을 전한다.
그래서 우리는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설명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어느 날, 로봇과 개는 친구가 되었다.
그들은 함께 춤추고, 노래 듣고, 공원을 걷고,
비 오는 날엔 창밖을 바라보며 서로의 존재로 하루를 채웠다.
그 어떤 말도 없었지만,
그 모든 장면이 사랑의 대화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세상은 그 둘을 오래 함께 두지 않았다.
고장 난 로봇은 버려지고,
개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춤을 추는 개.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로봇.
🎵 Earth, Wind & Fire – September
그는 말이 없었다.
그저 멀리서 조용히 미소 지을 뿐이었다.
그 침묵 안에 담긴 모든 마음이, 그 장면을 더욱 먹먹하게 만든다.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함께하지 못해도, 그를 응원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다.
《로봇 드림》은 말없이 보여준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도 남는 감정이라는 걸.
우리는 익숙하다.
사랑을 말로 확인받고, 이별을 말로 정리하는 데.
하지만 이 영화는 말한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이 더 진짜일 수 있다고.
그는 떠나지 않았고, 개도 완전히 잊은 건 아니다.
그들의 추억은 음악처럼 흐르고 있었다. 지금도.
잊지 않는다는 건 붙잡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그때 그 마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것.
우리의 사랑도, 이별도, 아마 그렇게 기억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영화 《Robot Dreams》 공식 스틸 /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배급사에 있습니다.
'1 Sce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 우리는 만났고, 그걸로 충분했다. <패스트 라이브스> (0) | 2025.04.12 |
---|---|
16. 말 없이 보여주는 마음 <플로우> (2) | 2025.04.12 |
14. 감정이란, 바로 그런 거야. 그 순간엔 모른 채 지나가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아프게 다가오는 것. <Aftersun> (0) | 2025.04.11 |
13. 삶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의 죄책감과 슬픔 <8월의 크리스마스> (0) | 2025.04.11 |
12. 사랑이 사라진 자리에 혼자 남겨진 사람의 ‘응답’ <스타 이즈 본> (2) | 2025.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