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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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무너진 세계에서 더 선명해지는 사랑 <더 라스트 오브 어스>
🎬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무너진 세계에서 더 선명해지는 사랑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요즘의 내 일상은 무너져가는 세계와 닮았다.아빠는 다치고, 둘째는 수술을 받았다.엄마는 조용히 늙어가고, 막내는 아직 세상의 문턱 앞에 있다.나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감정을 삼키며 버티고 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무너진 틈 사이에서 사랑이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감정을 똑바로 들여다보지 않아도, 그 감정이 나를 먼저 붙든다.《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세계처럼.잿빛 세상 속에서, 사랑은 더 뚜렷하게 빛난다.1화에서 조엘이 딸 사라를 잃는 장면.세상이 무너진 순간, 그는 단 한 사람을 잃은 아버지로 무너졌다.총알보다 아픈 건, 그 ..
2025.05.16 -
66. 공허한 마음들이 모여, 하나의 팀이 되었다. <썬더볼츠*>
🎬 썬더볼츠 (Thunderbolts)-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보다, 함께 있을 때 더 선명해진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이름을 갖고 빛나는 자리에 있었고, 누군가는 늘 그늘 속에서 조용히 존재해왔다.는 그 후자에 대한 이야기다.세상에서 환영받지 못했고, 스스로조차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구원도 정의도 아닌, 살아남기 위해. 버려지지 않기 위해.그리고 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를 봤다.가족과 친구들, 익숙한 존재들과 점점 멀어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문제들은 나를 조용히 짓눌렀다.말을 꺼내기엔 너무 복잡하고, 침묵하기엔 마음이 너무 시끄러웠다.그래서 나는 그냥, 그 ..
2025.05.04 -
65. 진심은 언젠가 문을 연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마카담 스토리>
🎬 마카담 스토리 (Macadam Stories)- 진심은 언젠가 문을 연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세 개의 만남이 있다.엘리베이터 설치를 반대한 남자와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혼자 사는 듯한 소년과 옆집에 잠시 머무는 유명 여배우,그리고 불시착한 우주비행사와 아들을 감옥에 둔 어머니.이들은 모두 혼자였다. 그리고 천천히, 누군가와 연결된다.영화 《고스트 스토리》가 장소에 남은 외로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면,《마카담 스토리》는 외로운 이들이 서로를 만나 마음을 채워가는 이야기다.두 영화 모두 화면의 비율을 작게 설정하고 인물에게 시선을 고정시킨다.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은 그 사람 ..
2025.05.04 -
64.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비기너스>
🎬 비기너스 (Beginners)-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Beginners. 시작은 어떻게 시작되는 걸까.단순히 마음을 먹는다고 시작되는 것일까.나의 경우에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건 마냥 쉬운 일이 아니다.나는 겁이 많고, 신중하고, 생각이 많다.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사람.그래서 내가 무언가 바꾸려고 할 때는 그 안에 긴 시간의 고민과 결심이 들어있다.나를 규정짓는 건, 어쩌면 나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일지도 모른다.우리는 타인의 평가 속에서 착하다, 슬프다, 속물이다, 밝다—이런 이미지를 '부여받는다'.물론 그 누구도 정확히 나를 알 수 없지만, ..
2025.05.04 -
63. 시간을 거슬러도, 선택의 책임은 앞으로 나아간다. <테넷>
🎬 테넷 (Tenet)- 시간을 거슬러도, 선택의 책임은 앞으로 나아간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바꾸고 싶을까.그리고 그 바뀐 순간은 정말 지금보다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테넷》은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영화다.놀란 감독 특유의 복잡한 시간 구조 안에서, 주인공은 인버전을 통해 과거로 거슬러가고,그 과정에서 더 깊은 진실과 선택의 무게를 마주하게 된다.영화의 핵심은 ‘인버전(Inversion)’, 즉 사물이나 사람의 엔트로피를 역전시켜 시간의 흐름을 반대로 만드는 개념이다.탄환이 방아쇠로 ‘들어가는’ 장면, 뒤로 달리는 자동차 추격전, 그리고 무엇보다 시..
2025.05.01 -
62. 사랑을 남기기 위해, 우리는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헤어질 결심>
🎬 헤어질 결심- 사랑을 남기기 위해, 우리는 헤어지기로 결심했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우리는 흔히 ‘고백’을 떠올린다.사랑한다고 말하고, 함께하자고 손을 내미는 순간을.하지만 어떤 사랑은, 그 말을 끝내 하지 않음으로써 더 오래 남는다.《헤어질 결심》 속 해준과 서래는 서로를 향한 마음이 분명했음에도, 그 감정을 고백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멀어지는 선택을 한다.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그들의 사랑은 도망도 아니었고, 미련도 아니었다. 그저, 닿는 순간 모든 것이 깨질 것을 알기에 — 그저 바라보는 걸로 충분..
2025.04.30 -
61. 태풍이 지나간 자리엔, 여전히 내가 서 있었다. <태풍이 지나가고>
🎬 태풍이 지나가고- 태풍이 지나간 자리엔, 여전히 내가 서 있었다.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태풍이 지난 아침, 모든 것이 조용했다.간밤의 거센 바람은 사라지고, 흙냄새가 진하게 퍼지는 창밖엔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햇살이 내려앉는다.하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또 조용히 살아냈다.《태풍이 지나가고》의 료타는 아버지가 된다는 것, 가족이라는 이름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왜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하면 항상 늦는 걸까."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야 하니까, 내 꿈도, 좋아하는 것도 조금씩 내려놓게 된다.점점 친구들도 멀어지고, 어떤 관계에서도 위로받지 못하는 순간들이 온다.그때 마음 깊은 ..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