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cene(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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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말 없이 보여주는 마음 <플로우>
🎬 플로우 (Flow)- 말 없는 마음, 말 없는 지구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고양이는 말이 없다.하지만 나는 내 고양이의 기분을 안다.눈빛, 꼬리의 움직임, 조용히 다가오는 걸음.《플로우》는 바로 그런 영화다.한 마리 고양이가 주인공이고, 그 고양이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그런데도, 나는 그 마음을 알 것 같았다.영화 속 고양이는 사람들이 떠나버린 지구 위에 남겨진다.버려진 도시는 고요하고, 폐허 위에 자연은 되살아난다.시간이 흐를수록 생명은 그 자리를 회복해간다.그 중심에 고양이가 있다.혼자이지만 살아있고, 누군가를 그리워하지만 울지 않는다.나는 그 고양이를 보며 내 고양이를 떠올렸다.내가 없다면, 그..
2025.04.12 -
15. 잊지 않아, 그래서 괜찮아 <로봇 드림>
《로봇 드림》 – 잊지 않아, 그래서 괜찮아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로봇 드림》은 대사가 없다.한 마디도 없다.하지만 마음은 너무 많다.말 대신 눈빛으로, 몸짓으로, 그리고 음악으로 모든 감정을 전한다.그래서 우리는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설명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더 많이 느끼게 된다.어느 날, 로봇과 개는 친구가 되었다.그들은 함께 춤추고, 노래 듣고, 공원을 걷고,비 오는 날엔 창밖을 바라보며 서로의 존재로 하루를 채웠다.그 어떤 말도 없었지만,그 모든 장면이 사랑의 대화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세상은 그 둘을 오래 함께 두지 않았다.고장 난 로봇은 버려지고,개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그리고, 오랜..
2025.04.11 -
14. 감정이란, 바로 그런 거야. 그 순간엔 모른 채 지나가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아프게 다가오는 것. <Aftersun>
🎬 – 영화가 끝난 후 영화가 시작된다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Aftersun》은 말이 없다.큰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그저 아빠와 딸이 함께 보내는 어느 여름휴가의 기억이잔잔하게 흐를 뿐이다.그런데 이상하다.영화가 끝났을 때,오히려 영화는 그제야 시작된다.감정은 이야기 중에 터지지 않는다.그저 누적된다.말하지 않는 침묵,애써 괜찮은 척하는 웃음,모래사장 위의 말 없는 뒷모습.이 모든 게 차곡차곡 쌓인다.그리고 마지막.마치 꿈처럼 이어지는 클럽 몽타주.빛과 그림자, 실제와 환상, 현실과 기억이 겹쳐지는 그 장면.그곳에서, 모든 감정이 터진다.그 장면에서 관객은비로소 ‘그 아버지’의 고통을 이해하고,‘그 딸’의 ..
2025.04.11 -
13. 삶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의 죄책감과 슬픔 <8월의 크리스마스>
🎬 – 사라지는 사람의 기록, 사진이라는 이름의 유서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그는 사진사다.골목 끝, 오래된 사진관을 지키고 있는 사람.흑백 배경의 증명사진, 가족사진, 돌잔치, 졸업식, 장례식.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떠난다.그는 그 순간을 남긴다.그러나 이제,그는 그 시간의 바깥에 서 있다.남의 인생을 담아주던 사람이자신의 인생을 어디에도 담지 못한 채 사라지려 한다.TV 리모컨을 들고 있는 아버지에게,그는 설명하다가 화를 낸다.작고 사소한 것에 예민해진다.그리고 방을 나간다.하지만 그 짧은 짜증 속엔삶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의 죄책감과 슬픔이 묻어 있었다.그는 안다.자신이 떠나면 이 공간은 멈춘다.아버지는 TV 전..
2025.04.11 -
12. 사랑이 사라진 자리에 혼자 남겨진 사람의 ‘응답’ <스타 이즈 본>
🎬 스타 이즈 본 – 무너진 사람과 남겨진 사람에 대하여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무대 위, 마지막 노래가 울려 퍼진다.사랑했던 사람이 남긴 곡.그를 향한 노래이자,그를 떠나보낸 사람의 고백이다.앨리는 노래한다.그러나 이 노래는 누군가를 위한 헌사가 아니라,자신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붙잡은 마지막 끈이다.잭슨 메인은 무너졌다.그는 사랑받았고, 재능이 있었으며, 그 모든 것을 가졌던 사람이었다.그러나 그 안에는오랜 고통과 무력감, 그리고 ‘자기 자신을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 숨어 있었다.그는 끝까지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다.많은 사람들이 묻는다.왜 그는 그렇게까지 스스로를 무너뜨렸을까?하지만 진짜 질문은 이거다.우리는 얼마나..
2025.04.11 -
11.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일 것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일 것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We rip out so much of ourselves to be cured of things faster than we should that we go bankrupt by the age of thirty and have less to offer each time we start with someone new.”우리는 너무 빨리 상처에서 회복되려고 애쓰는 바람에 자신의 많은 부분을 도려내버리고, 서른 살이 되기 전엔 이미 바닥나버리곤 하지. 그리고 다시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줄 수 있는 것이 점점 더 줄어들게 돼.“But to feel nothing so ..
2025.04.11 -
10. 다시 살아내는 일에 관하여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 다시 살아내는 일에 관하여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경찰서에서 그는 말없이 총을 든다.무너지지도, 울지도 않는다.그저 총구를 자기 턱 밑에 겨누고, 조용히 방아쇠를 당기려 한다.삶이란 말은 그 순간,너무 과분해 보인다.《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죽음을 겪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죽음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만 하는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자신의 실수로 아이들을 잃은 한 남자.그는 누구의 위로도, 자기 자신의 용서도 받아들이지 못한다.슬프지 않다.그보다 더 깊은 —무력함, 고립감, 그리고 죄책감의 침묵.말하지 않고, 울지도 않고,그저 하루하루를 마치 벌처럼 견뎌낸..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