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 log(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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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감정이란, 바로 그런 거야. 그 순간엔 모른 채 지나가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아프게 다가오는 것. <Aftersun>
🎬 – 영화가 끝난 후 영화가 시작된다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Aftersun》은 말이 없다.큰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다.그저 아빠와 딸이 함께 보내는 어느 여름휴가의 기억이잔잔하게 흐를 뿐이다.그런데 이상하다.영화가 끝났을 때,오히려 영화는 그제야 시작된다.감정은 이야기 중에 터지지 않는다.그저 누적된다.말하지 않는 침묵,애써 괜찮은 척하는 웃음,모래사장 위의 말 없는 뒷모습.이 모든 게 차곡차곡 쌓인다.그리고 마지막.마치 꿈처럼 이어지는 클럽 몽타주.빛과 그림자, 실제와 환상, 현실과 기억이 겹쳐지는 그 장면.그곳에서, 모든 감정이 터진다.그 장면에서 관객은비로소 ‘그 아버지’의 고통을 이해하고,‘그 딸’의 ..
2025.04.11 -
13. 삶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의 죄책감과 슬픔 <8월의 크리스마스>
🎬 – 사라지는 사람의 기록, 사진이라는 이름의 유서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그는 사진사다.골목 끝, 오래된 사진관을 지키고 있는 사람.흑백 배경의 증명사진, 가족사진, 돌잔치, 졸업식, 장례식.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떠난다.그는 그 순간을 남긴다.그러나 이제,그는 그 시간의 바깥에 서 있다.남의 인생을 담아주던 사람이자신의 인생을 어디에도 담지 못한 채 사라지려 한다.TV 리모컨을 들고 있는 아버지에게,그는 설명하다가 화를 낸다.작고 사소한 것에 예민해진다.그리고 방을 나간다.하지만 그 짧은 짜증 속엔삶을 두고 떠나야 하는 사람의 죄책감과 슬픔이 묻어 있었다.그는 안다.자신이 떠나면 이 공간은 멈춘다.아버지는 TV 전..
202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