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 음악은 말 대신 슬픔을 전하고, 그 대사는 시간 대신 기억을 가리킨다. <컨택트>

2025. 4. 11. 01:541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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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택트 — “나는 이게 너의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어”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I used to think this was the beginning of your story.”
기억은 흐릿해질수록 선명해진다.
그날, 그 순간이 내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몰랐던 채로,
나는 그것을 시작이라고 믿었다.


🎧 OST: On the Nature of Daylight – Max Richter


1. 침묵 위에 깔리는 음악 한 줄

영화 <컨택트>의 첫 장면은 고요함 속에서 시작됩니다.
넓고 조용한 집, 창밖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빛.
루이스(에이미 아담스)는 담담한 목소리로 누군가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때 흐르는 음악은 Max Richter“On the Nature of Daylight”.
이 곡은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들어주며, 관객의 감정을 서서히 끌어올립니다.

그 음악은 말 대신 슬픔을 전하고,
그 대사는 시간 대신 기억을 가리킨다.

2. 언어와 시간의 경계 허물기

컨택트는 외계 종족 ‘헵타포드’와의 소통을 통해 언어와 시간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루이스는 그들의 언어를 배우면서 비선형적 사고를 경험하게 되죠.
이는 사피어-워프 가설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사고방식과 세계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언어의 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언어를 배우는 것이 단순한 소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 기억과 예지: 시간의 순환성

“Memory is a strange thing. It doesn’t work like I thought it did.”
기억이란 참 이상한 거야. 나는 그게 그런 식으로 작동할 줄은 몰랐어.

루이스는 과거와 미래의 경계가 흐려지는 경험을 합니다.
이는 시간의 순환성을 암시하며,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의 흐름이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철학적 질문을 통해 관객에게
미래를 알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4. 시작이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

영화의 도입부에서 루이스는 딸의 죽음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그 회상이 실제로는 미래의 사건임이 드러납니다.

이는 시작과 끝의 경계가 모호함을 보여주며,
우리의 삶에서 ‘시작’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상대적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시작은 언제나 시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이 영화는 아주 조용하게 말해준다.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이미지 출처: 영화 Arrival (2016)
ⓒ Paramount Pictures / 이 이미지는 비영리 리뷰 목적에 한해 사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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