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 시간보다 더 먼 곳에도 도착하는 사랑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
《인터스텔라》는 SF 영화로 분류되지만,
나는 이 영화를 사랑 이야기라고 믿는다.
우리는 중력을 계산하고, 블랙홀을 시각화하고,
차원과 시간의 구조를 설명하는 스크린 속에서
사실은 단 하나의 감정—
“사랑”을 쫓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물이 가득한 행성에서 단 몇 분을 보냈을 뿐인데,
지구에서는 수십 년이 흘러 있었다.
쿠퍼는 돌아와, 자식들을 두고 떠난 그 시간이
얼마나 무거운 것이었는지 깨닫는다.
그리고—
딸 머피의 영상 메시지를 보는 장면.
자신보다 더 어른이 된 딸의 얼굴 앞에서
그는 무너진다.
“우리는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 어딘가에서 무너지고 있는 한 사람의 마음이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사랑은 공식을 모르고,
시간의 개념조차 무시한다.
그래서 더 혼란스럽고, 더 아프고, 더 간절하다.
과학은 거리를 측정하지만,
사랑은 방향을 선택하게 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있다.
머피가 아버지를 원망했던 시간,
그리고 끝내 신호를 받아들이고
방정식을 완성했던 그 순간.
그건 이해의 시간이 아니라,
사랑이 다다른 시간이 아니었을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사랑이 결국은 ‘남아 있는 자의 몫’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먼저 떠난 사람보다,
남아서 기다리는 사람의 시간이 더 길고 외롭고 무겁다.
그리고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게 진짜 사랑일지 모른다.
···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영화 《인터스텔라》 공식 스틸 /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배급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