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 스나이퍼 (American Sniper)
- 전쟁엔, 아무도 승자가 없다.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
“그는 총을 들었지만, 가장 먼저 무너지고 있었던 건 그의 마음이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전쟁을 찬양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오히려 전쟁 속에서 무너지는 인간의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크리스 카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 소속이었던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적을 저격한 저격수’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그려내는 크리스 카일은 숫자나 명예보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한 사람이다.
그는 전장에서 수많은 생명을 겨눴고, 그 가운데 아이를 겨눈 장면은 관객의 마음에 깊은 침묵을 남긴다.
그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지만, 아이가 무기를 들지 않기를, 제발 그렇지 않기를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전쟁 속 군인의 몸을 한 채, 사람으로서의 마음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 애썼다.
전장을 떠나 돌아온 후에도 그는 온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평범한 삶을 사는 것조차, 그에겐 또 하나의 전쟁이었다.
그의 눈빛, 그의 침묵, 그의 움직임은 총성이 멈춘 뒤에도 전쟁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말없이 증명한다.
브래들리 쿠퍼는 이 영화에서 정말 멋진 군인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그가 지닌 '멋짐'은 육체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으로서의 감정과 고통을 견뎌내는 눈빛에 있었다.
전쟁은 수치를 남긴다.
몇 명을 사살했고, 얼마나 명중했는지. 얼마나 죽고, 돈은 얼마나 들었는지.
하지만 그 수치 안에는 한 사람의 이름도, 그 사람의 가족도, 그날의 공포도 없다.
“어떤 전쟁도 이기지 않았다. 살아남았을 뿐, 살아있지 않았다.”
그는 돌아왔지만, 그의 마음은 전쟁터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총을 내려놓았지만, 마음속 총성은 멈추지 않았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었다.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전쟁으로 부를 얻는 사람들 외에, 이 싸움에서 이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그들이 벌어들인 돈은, 피 묻은 돈일 뿐이다.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는 그 총구의 반대편에서 눈을 감는다.
···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공식 스틸 /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배급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