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이미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세계에서, 다정함 하나로 자신을 지키는 소년. <가버나움>

2025. 4. 13. 20:111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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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버나움 (Capernaum)

- 이미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세계에서, 다정함 하나로 자신을 지키는 소년.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아무 정보도 없이, 그저 영화제에서 예매한 이름 하나만으로 마주한 영화.
《가버나움》은 시작 몇 분 만에 내 심장을 쿵 내려앉게 했다.

법정에 선 자인은, 부모를 고소한다.
이유는 단 하나—"나를 태어나게 했기 때문에."

하지만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도록 붙잡고 있었던 장면은
동생에게 툴툴거리면서도 끝끝내 먹을 걸 챙기고, 안아주고, 울음을 달래던 자인의 모습이었다.

아직 아이인 아이가, 더 어린 생명을 돌봐야 했던 장면.
그 무게를 감당하면서도 사랑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
너무나도 씁쓸하고, 또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자인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다.
하지만 그는 너무 일찍 어른이 되었고,
너무 일찍 세상에 절망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사랑했다.

이미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세계에서, 그는 다정함 하나로 자신을 지켰다.

《가버나움》은 고발이 아니라 절규에 가깝다.
아이가 겪어서는 안 될 세계를 아이의 눈높이로 보여주며,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긴 모든 기준을 흔든다.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영화 《가버나움》 공식 스틸 /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배급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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