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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사랑은 낭만이 아니야. <비포 미드나잇>

OKEARTH 2025. 4. 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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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 미드나잇 (Before Midnight)

- 사랑은 낭만이 아니라 끝없는 대화와 타협으로 유지된다

영화는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

빈에서 설렜고, 파리에서 서로를 택한 두 사람은
9년 뒤 그리스 휴양지에서 부부이자 부모가 돼 있다.
낭만적 여행 같지만—공항에서 큰아들을 보내고 돌아오는 차 안부터
“우린 어디서 살아야 할까?”라는 현실이 창밖 풍경보다 무겁다.

호텔에서 마주 앉은 밤, 결국 폭발한다.
셀린 “당신 소설 속 캐릭터로 사는 데 지쳤어.”
제시 “난 네가 원하는 대로 살아왔잖아.”
셀린 “넌 결국 네가 보고 싶은 것만 봐.”
“난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 문이 쾅 닫힌다.

문 너머 복도에 홀로 남은 제시가 중얼거린다.
“우린 막 나쁜 해가 뜨기 직전일 뿐이야.”
사랑은 장르가 아니라 생활, 매일의 근력 운동 같다는 걸
영화는 이 잔혹한 대사를 통해 들려준다.

자정 무렵 바닷가 벤치. 제시는 “2060년에서 온 시간여행자”라며
미래의 엽서를 읽어 준다. “오늘 밤 널 놓치지 말라고 했다.”
셀린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장난스레 답한다.
“Actually… it must have been some other girl.”
그리고 웃는다. 짧지만 깊은 화해—여전히 문제는 남았지만
‘계속 이야기할 의지’만은 살아 있다.

〈비포 미드나잇〉은 로맨스를 해체한 자리에서 말한다.
설렘은 첫 차표로 충분했고, 선택은 파리의 한 시간으로 족했다.
사랑을 유지하는 건 그 이후의 끝없는 대화와 타협—
그러니 우리도 싸우더라도, 대답 대신 문을 닫지 말자.
시간이 우리 편이 아닐 때에도, 대화는 우리 편일 수 있으니까.

···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영화 《Before Midnight (2013)》 공식 스틸 /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배급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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