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cene

23. 수틀리면 빠꾸! <폭싹 속았수다>

OKEARTH 2025. 4. 1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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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싹 속았수다 – 수틀리면 빠꾸!

장면은 끝났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장면과 장면 사이, 그 여백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외할머니가 떠올랐고, 우리 엄마, 아빠가 보였고,
결국은 나 자신이 보였다.

수틀리면 빠꾸.

단순히 웃긴 사투리 말투인 줄 알았는데, 그 말 안에 다 담겨 있었다.
억척스럽게 살아온 사람들의, 세상에 꺾이지 않기 위한 다짐과도 같은 말.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최선을 다해주고 싶었겠지.
하지만 그러지 못한 세월 앞에서, 얼마나 사무쳤을까.
엄마는 나에게 모든 걸 해주고 싶었을 거야.
그런데 마음만큼 되지 않았던 순간들 앞에서, 또 얼마나 사무쳤을까.
나는 엄마의 바람대로 자랐을까.

그늘 속에서 자라면서, 나도 모르게 내 것, 새 것, 좋은 것에만 집착했던 나.
그 시절, 엄마 아빠는 그런 걸 가져본 적도, 누려본 적도 없었을 텐데.

엄마는 엄마의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을까.
이젠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아플까.
그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는 바란다.
엄마가, 아빠가 평생 오래오래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자주 찾아가려고 노력하지만, 막상 가면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
묵묵히 일하고, 자식 걱정만 하며 살아온 부모님.
그런 부모님 밑에서 나는 왜 이렇게 ‘더 나은 삶’에만 목말라 있었을까.
《폭싹 속았수다》는 말해준다.

사랑은 꼭 다정한 말이나 표현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끝까지 곁에 있는 것, 끝까지 살아내는 것이 사랑이라고.

그래서 나도 다시 다짐한다.
보이지 않는 그 많은 사랑들을, 이제라도 이해해보겠다고.
성실하게, 부끄럽지 않게, 나도 내 삶을 끝까지 살아내겠다고.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대표 이미지 출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공식 스틸 /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 및 배급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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