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cene

10. 다시 살아내는 일에 관하여 <맨체스터 바이 더 씨>

OKEARTH 2025. 4. 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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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다시 살아내는 일에 관하여

장면이 끝나고, 음악이 잦아들어도 삶은 계속됩니다.
EARTH LOG는 그 여운 속에 남겨진 마음을 기록합니다.


경찰서에서 그는 말없이 총을 든다.
무너지지도, 울지도 않는다.
그저 총구를 자기 턱 밑에 겨누고, 조용히 방아쇠를 당기려 한다.

삶이란 말은 그 순간,
너무 과분해 보인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죽음을 겪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죽음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만 하는 순간들
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신의 실수로 아이들을 잃은 한 남자.
그는 누구의 위로도, 자기 자신의 용서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슬프지 않다.
그보다 더 깊은 —
무력함, 고립감, 그리고 죄책감의 침묵.

말하지 않고, 울지도 않고,
그저 하루하루를 마치 벌처럼 견뎌낸다.


그리고 그럼에도 그는 살아 있다.

조카와 마주 앉아 피자를 시키고,
조용히 차를 몰고,
계속해서 거절하고,
그러면서도 아주 조금씩 —
다시 살아내는 일을 시작한다.


이 영화는 어떤 감정도 설득하지 않는다.
희망이라는 단어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 없는 명제
잔잔하게 밀어넣는다.

그 진심이 너무 무거워서,
이 영화는 끝나고 나서야 마음속에서 울린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고,
어떤 후회를 안고 있고,
때때로 도저히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런 우리조차
살아내야 한다.

비록 다시 웃을 수 없더라도,
눈을 뜨고, 숨을 쉬고,
다음 날을 맞이하는 것.

그것이
살아남은 사람의 몫이다.


장면은 끝났지만, 마음은 아직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EARTH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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